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의 마을을 되찾을 방법이요.
“그래, 에반!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에반은 기대에 찬 눈으로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 오해하고 미워하면서부터 색이 사라졌다고 했지? 그 반대의 마음을 갖게 된다면?”
“아하, 색이 돌아온다 이거지? 하지만 어떻게… 론의 말에 다 넘어가서 내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어. 소피를 무시하고 조롱할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
“응, 괜찮아! 마을이 예전처럼 돌아온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
“그래.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그럼 나는 숲으로 가서 친구들에게 마을 사람들이 다시 우리를 맞아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 볼게.”
“꼭 그렇게 될 거야.”
“힘내, 소피.”
다음 날 아침, 저는 조용히 숨어서 마을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
“아니, 누가 우리 집 마당을 청소했지?”
“어? 우리 집도 그래요! 누가 청소했지?”
“누가 할 일이 엄청 없나 보군.”
“에이, 청소하려고 일찍 일어났는데 괜히 나왔네.”
당연히 기뻐할 줄 알았던 마을 사람들은 시큰둥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마을 곳곳을 청소하느라 몸은 천근만근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계속 노력하면 마을 사람들이 제 마음을 알아줄 겁니다.
“안녕하세요, 빵집 아저씨! 오늘 빵이 정말 먹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워요. 다음에는 꼭 기대할게요!”
“꽃집 언니, 좋은 아침이에요! 언니는 어쩜 점점 예뻐져요?”
“이리 주세요! 무거운 건 제가 들어드릴게요.”
마을 사람들은 쌀쌀맞았습니다.
“이런 도움 필요 없다, 소피. 내 일에 간섭하지 마.”
“지금 너만 색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거니?”
“소피, 이제 그만하거라. 네가 그런다고 이 마을이 바뀌지는 않아.”
마을 사람들의 날카로운 말에 저는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습니다. 저는 항상 웃으며 마을 사람들을 도와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을을 위해. 그리고 제 자신을 위해.

“소피, 이 과자 한번 먹어볼래? 내가 방금 구운 거야.”
“오늘은 같이 청소하자, 소피. 몸이 찌뿌둥하니 운동이 필요한 것 같아. 청소하기도 딱 좋은 날씨인걸!”
“무겁지 않니? 이리 줘, 내가 들어줄게. 소피 넌 가벼운 걸 들도록 하렴.”
언젠가부터 마을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을의 색이 돌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상쾌한 향기를 전하는 보랏빛 꽃, 솜사탕처럼 달콤한 색을 내는 구름들, 하늘을 은은하게 물들인 주황빛 노을, 하늘을 그대로 담아 반짝이는 투명한 시내. 전보다 더 아름다운 색이 가득한 마을을 보면 기쁨의 눈물이 납니다. 그동안의 고생들이 하나도 후회되지 않습니다.
어? 마을 사람들이 저에게 다가오고 있어요.
“소피… 정말 고맙다. 네 덕분에 우리가 생기를 되찾았구나. 네가 없었다면 우리 마을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었을 거야. 정말 고맙다.”
빵집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저는 그저 우리 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사랑했을 뿐인걸요.”
빵집 아저씨가 조심스레 빵을 건넸습니다.
“갓 구운 빵인데 먹어보겠니?”
모두가 함박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저기 에반과, 숲속 동물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이제야 저는 여행 중 겪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습니다.
“오늘 빵은 냄새가 정말 훌륭하네요!”
“여러분, 이리 와서 데이지 좀 보고 가세요. 정말 싱그럽게 폈어요.”
“얘들아, 하늘빛 시내로 놀러 가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냐고요? 아름다운 색으로 가득한 리베 마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