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피아노를 치는데 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밖에 비 많이 와. 우산 좀 가지고 와줘.”
창밖을 보니 소나기가 후드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비를 피하며 제가 올 길목만 눈 빠지게 바라볼 언니를 위해 우산을 들고 뛰어갔습니다. 언니는 저를 보자마자 활짝 웃었습니다.
우산을 같이 쓰고 집으로 오는 길, 언니는 제가 온 것이 고마웠는지 내내 웃으며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는 언니 쪽으로 우산을 더 기울였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제 왼쪽 팔다리는 젖어 있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동안 주변에서 작은 도움을 부탁받았을 때, 귀찮아하거나 무심코 넘겨버리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별것 아닌 소소한 배려가 상대에게는 큰 기쁨이, 나에게는 큰 보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망설이거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주위 사람을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