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 싸줄까?”
“아니. 냄새나.”
“그럼 감자 싸줄까?”
“아니.”
마다하는데도 엄마는 기어이 제 가방에 삶은 달걀을 넣었습니다. 시험 때문에 예민한 탓인지, 잠을 못 자 피곤한 탓인지 저는 신경질을 더럭 내고 집을 나왔습니다. 저보다 일찍 일어나 깨워주고 배고플까 봐 달걀도 챙겨준 엄마한테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짜증을 낸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는 등굣길에 엄마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깨워주고 달걀도 챙겨줘서 고마워요」
속으로 혼날 각오를 했는데 엄마의 답장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래 고맙다~」
울컥했습니다. 신경질 낸 딸이 대체 뭐가 고맙다는 건지….
그날 집에 와서 밥을 먹었습니다. 아침에는 거의 늦잠 자느라 밥을 못 먹고 저녁에도 자주 밖에서 밥을 먹어서 정말 오랜만에 먹는 집밥이었습니다. 엄마는 밥을 차려주고, 학생부 모임에 간다는 저를 시온까지 데려다준다고 했습니다.
“엄마, 오늘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줘?”
“내가 너한테 못해준 적 있니?”
엄마 말이 맞았습니다. 엄마는 항상 저한테 잘해주는데 저는 그것이 너무 익숙해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게 받았습니다.
엄마가 저를 위해 하는 일들은 어떻게 보면 귀찮고 번거로운 일입니다. 딸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그 사랑은 결코 당연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엄마의 행동 하나하나에 담긴 큰 사랑을 생각하며 엄마에게 작은 것으로나마 조금씩 보답하고 싶습니다.
엄마, 항상 날 사랑해 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