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나의 거리

저희 아빠는 무뚝뚝하고 말수도 없으셔서 속마음을 알기 어렵습니다.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힘든 일을 혼자 해결하는 성격이라 서러움을 가슴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두 달 동안 혼자 버텨왔던 일을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손바닥을 긁어가며 애써 웃는데, 속상해하는 엄마의 뒤로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아빠의 묘한 표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때 아빠가 말했습니다.
“아빠는 우리 딸이 지금 웃으면서 말하지만, 혼자 힘들어하면서 말을 안 하고 있었다는 게 더 마음이 아파.”
목울대가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다음 날, 아빠에게 문자 한 통이 왔습니다. 아빠 사진과 함께 짧은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빠 사진 보면서 힘내.
파이팅.

문자메시지를 보고 확실히 느꼈습니다. 아빠가 표현은 안 하지만 늘 저를 생각하고,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요. 멀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가장 가까웠던 아빠와 나의 거리. 그 거리를 더 좁혀 제가 먼저 아빠에게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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