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듣고 길을 찾다

마음이 답답하고 머리가 복잡해서 ‘길’이란 설교 말씀을 들었다. 설교 말씀을 몇 달 만에 청취하는지 모르겠다.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뭐 때문에 그리도 헤맸는지. 내가 가야 할 길이 바로 내 앞에 있었는데.
중학교를 졸업하고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공부할 양이 배로 늘었다. 내신 관리도 해야 하고 자격증도 따야 했다. 1학년 때는 노력한 만큼 성적이 만족스럽게 나왔지만 2학년부터 달라졌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나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밤새 공부에 매달렸다. 다음 날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하루 종일 멍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수업 시간에 졸지 않으려고, 매운 인공 눈물을 눈에 넣고 카페인을 몸속에 넣고 또 넣었다. 그렇게 학교를 마치고 시온에 가면 졸기 일쑤였다. 낮에 버티기 힘든 줄 뻔히 알면서도 밤에 집중이 잘돼서 잘 수가 없었다.
공부는 해도 해도 부족했다. 외워야 할 영어가 단어장에 빽빽이 적혔고, 자격증 공부에, 수행평가 프레젠테이션 작성에, 쪽지 시험 준비까지 해야 했다. 스케줄러에는 중요 표시가 빼곡했다. 그 무엇도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교 말씀을 들으며 알게 되었다. 나는 가장 큰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바로 하나님이다.
매일매일 기록하고 계획을 세우는 스케줄러에는 언제부터인지 성경 말씀을 살피는 계획이 사라졌다. 감사장을 보았다. 감사장은 이미 오래전에 시간이 멈추어 있었다. 내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천국으로 향하는 걸음이 정지됐던 것이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장 6절

하나님이 나의 길이다, 내가 걷는 걸음걸음에 늘 함께하는 길. 외롭고 버거운 걸음일지라도 하나님은 나와 함께해 주셨는데 나는 그 길을 두고 다른 길에 빠져 허우적댔다. 내 영혼이 지치고 아플 수밖에. 눈물이 난다.
이 글이 끝나면 회개 기도를 올려야겠다. 그리고 내 영혼을 돌이켜 밝은 길로 인도해 주심에 감사할 것이다. 그다음 감사장에 다시 감사를 채우고, 스케줄러에 하나님의 말씀을 살피는 계획도 다시 넣을 것이다. 내 공부만 신경 쓰느라 챙겨주지 못했던 식구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줄지 생각해 보고 응원 문자라도 보내야지.
할 일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버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나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 길을 끝까지 따라가면 언젠가 천국에 도착한다. 정말 밝은 미래가 나에게 보장되어 있다.
오늘 편하게 잠들 것 같다. 오랫동안 나를 짓누르던 고통에서 해방되었으니. 이제 나의 스케줄러의 첫 순서는 쭉 하나님이다. 내 마음속 일 순위도 쭉 하나님이다.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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