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많았던 저는 엄마의 팔베개를 좋아했습니다. 캄캄한 방 안에서 무서운 상상을 떨쳐내기에는 엄마 품속만 한 곳이 없었습니다. 제 머리는 무거워지고 엄마 팔은 가늘어졌는데 그 품속은 변함없이 아늑했습니다.
이튿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엄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아버지, 저 갈게요.”
엄마는 외할아버지 볼에 얼굴을 비비며 어린아이처럼 굴었습니다.
“야가 애기가 되았고만. 허허허.”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안겨 잔뜩 어리광을 부리고 나서야 대문을 나섰습니다.
엄마를 보고 있자니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내가 엄마에게 안기고 싶듯 엄마도 엄마의 엄마 아빠에게 안기고 싶었나 봅니다. 부모님 품만큼 아늑한 곳은 없으니까요.
“그는 목자같이 양 무리를 먹이시며
어린양을 그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암컷들을 온순히 인도하시리로다”이사야 40장 11절
엄마가 저를 안아주는 것처럼 영혼의 부모님이신 하나님께서도 저를 꼭 안아주십니다. 엄마의 품속은 포근합니다. 하나님의 품도 그렇습니다. 그 품 안에서 용기가 샘솟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시간이 흘러도 엄마 품을 늘 그리워하듯 우리 영혼도 하나님의 품을 항상 그리워할 겁니다. 제 곁에 있는 친구들이 모두 따스한 하나님 품에 안기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