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은 초밥집을 운영하십니다. 밥만 먹으러 갔던 것이 마음에 걸려 방학 때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한창 바쁜 점심시간대에 설거지나 청소 등 주방 일을 했지요. 내 손으로 깨끗하게 정리한 주방을 보면 뿌듯했고, 일을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먹는 밥은 그 어느 때보다 꿀맛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을 도울 수 있어 기뻤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저는 지치고 말았습니다. 몇 시간을 서서 찬물로 설거지만 하니 손은 아리고 다리는 아팠습니다. 다 관두고 쉬고 싶었습니다. 아빠 엄마에게 짜증 내며 안 좋은 마음으로 설거지를 하다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고작 며칠만 해도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일을, 부모님은 20년 가까이 해오셨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것도 우리 가족을, 저를 위해서요.
그동안 부모님께 좋은 것만 받기 원했고, 저의 힘든 점을 알아주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모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려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부모님께 좋은 것을 챙겨드리고 수고를 덜어드리는 듬직한 딸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