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망어검(舌芒於劍)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욕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몇 가지 실험이 나왔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에게 긍정 단어, 부정 단어, 금기어(욕이나 비속어), 중립 단어를 골고루 섞어 들려주었다. 그다음 기억나는 단어를 말해보라고 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대부분 금기어를 기억했다.
“단어를 잘 기억하다가 욕이 나오는 순간 앞 단어를 까먹었어요.”
실제로 욕은 분노, 공포 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뇌’를 강하게 자극해 다른 언어보다 4배 이상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동시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이성의 뇌’를 통제해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반응이 나오게 한다.
또 다른 실험은 미국 워싱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엘마 게이츠가 한 실험이다. 사람이 말할 때 분비되어 나오는 입김을 모아 냉각시킨 침전물은, 말의 내용에 따라 색깔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무색, “사랑해”라는 말을 할 때는 분홍색, 화내며 욕할 때는 갈색이다. 이 침전물들을 쥐에게 주입하자 갈색 침전물을 주입한 쥐가 몇 분 지나지 않아 죽었다. 욕은 생명을 앗아가는 독, 말 그대로 독설(毒說)이다.
내가 욕을 할 때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나’ 자신이다. 또한 욕은 주로 가족, 친구 등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다. 욕을 하는 것은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독을 날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설망어검(舌芒於劍)’이라는 말이 있다. 혀가 칼보다 날카롭다는 뜻이다. 나에게도, 아무에게도 혀를 함부로 휘둘러서는 안 된다. 대신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는 데 쓰는 칼처럼 감동과 힘이 솟아나는 말을 하자.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