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맞추기

엄마는 여행이나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분입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며 대구로 여행을 가자고 하셨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떠나는 여행에 마음이 들떠 대구로 향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구경하려 했던 시장은 쉬는 날이었습니다. 즉흥적으로 온 것이 문제였습니다. 날씨는 무덥고, 밥은 제대로 먹지 못해 짜증이 났습니다. 저는 계속 엄마에게 화풀이를 했고 결국에는 얼마 둘러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엄마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납작만두 정말 먹어보고 싶었는데….”
“왜 안 먹었어요?”
“네가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안 먹었지.”
아차 싶었습니다. 분명 엄마를 위해 떠난 여행이었는데, 오히려 엄마가 저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고 계셨습니다. 저는 부끄러워 괜히 심술을 부렸습니다.
“엄마 먹고 싶은 걸 먹어야지, 왜 나한테 맞춰요.”
엄마는 아무 대답도 안 하셨습니다. 너무 죄송했습니다.
나를 위해 당신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수없이 포기하며 살아오신 엄마. 이제는 제가 엄마에게 맞춰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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