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 바람이 불 때 뒤엉켰던 나뭇가지가 부러져 나무 사이에 간격이 생겼는지, 서로 겹쳐져 그늘이 지다 보니 광합성을 하지 못해 자라지 못한 것인지, 해충이 옆 나무로 번질까 봐 나무들 스스로 간격을 둔 것인지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나무들이 공생할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에 ‘꼭대기의 수줍음(Crown shyness)’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였습니다.
요즘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사람들 간의 분쟁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자신의 편익을 위해 가까운 사람들마저 저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는 겁니다. 사회의 작은 구성원인 저도,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을 체감합니다.
나무들은 아무리 빽빽해도 탈 없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무성한 나무 밑에 있는 작은 식물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게 합니다. 더 높이, 더 넓게 뻗어 나가면서도 다른 식물을 존중해 영역을 양보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기 욕심대로 다른 나무의 영역까지 침범해서 가지를 뻗었다면 서로 얽히고설켜 성장하기 어려울 겁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나무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고집과 교만으로 다른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존중하겠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커지려고만 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 나보다 어린 사람들까지 돌아보고 배려하겠습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아름드리나무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