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마음이 하나 된 학생캠프

복 많이 받으세요! 미국 휴스턴교회에서 학생부를 담당하고 있는 지도교사입니다. 방학을 맞아 휴스턴교회 학생들이 조금은 색다른 학생캠프를 진행했습니다. 휴스턴에서 4시간 거리에 있는 오스틴 시온의 학생들과 4박 5일 동안 학생캠프를 함께한 것입니다.
부모님 곁을 떠나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오스틴에 온 첫날부터 부모님을 그리워했습니다. 부모님 마음도 마찬가지이겠죠. 아무리 바빠도 자녀들에게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 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여러 가지를 계획했습니다. 계획한 대로 저희는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보고, 여러 경험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스틴에 온 단기선교단을 위해 요리도 만들어보았지요.
그런데 학생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모습이 하나씩 눈에 띄었습니다. 보고 있으면 힘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처음 하는 캠프라 그런가 싶어 더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썼습니다.
3일째 저녁, 최근에 시온으로 인도된 한 자매님의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에는 가족과 통화하겠다며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몹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저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자매님의 엄마였습니다. 걱정이 가득한 자매님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학생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 함께 한자리에 모인 후, 저는 먼저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 시간인지 말했습니다. 냉랭했던 학생들의 마음이 누그러지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 명씩 입을 열었습니다. 고집이 세서 절대 마음을 터놓지 않을 것 같던 학생이 자기 마음을 털어놓았고, 성격이 강해서 자꾸 부딪히고 상처를 주게 된다며 사과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인도되었다는 그 자매님은 친구를 통해 말씀을 전해 듣고 가족과 함께 믿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자매님이 진리를 알기 전, 친구인 자매님은 매일같이 저에게 말하길 “시온으로 꼭 인도하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 계속 인도하지 못해서 속상하다”며 한번은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간절히 기도해서 열매로 맺은 친구였는데, 이제는 시온에 늘 함께하다 보니 소중함을 잃어버리고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 두 자매님 모두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학생들의 모습은 다름 아닌 저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시온 안에 거하면서도 저는 ‘내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주위 식구들을 잘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겉으로는 식구들과 잘 화합하는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내 주장을 굽히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식구가 상처를 받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모른 척한 적도 있습니다. 저를 보시고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무겁고 불편하셨을까요. 죄송하고 또 죄송했습니다.
그날 이후, 학생들이 달라졌습니다. 말 한마디로라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조심하고, 자기 의견과 다르더라도 따르고, 화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스러웠습니다. 부딪히는 아픔이 있었지만, 부딪힘을 통해 보이지 않던 벽이 허물어지고 모난 부분이 둥글게 다듬어졌나 봅니다.
학생캠프는 학생들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 분명합니다. 학생캠프를 보내며 겪게 될 많은 일들이 나중에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학생들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우리 학생들과 함께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사랑의 자녀로 변화되기를 소망합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