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하루

「어머니의 두 손 잡아주심이 얼마나 고귀하신지요」
새노래를 듣다 문득 ‘만약 하늘 어머니와 함께 있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답하지 못했겠지만, 이제는 답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저녁 식사 후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였습니다. 다가오는 목요일이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 생신이라 엄마가 외할머니 댁에 다녀온다고 하셨습니다. 엄마가 집에 없다는 것이 조금 걱정되었지만 하루쯤은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요일 오후, 엄마는 외할머니 댁으로 가셨습니다. 집에 오면 “어서 와, 고생 많았어. 밥 먹고 힘내자, 우리 딸!” 하며 따스한 말로 반겨주시던 엄마가 없으니 너무 쓸쓸했습니다. 냉장고도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분명 맛있는 반찬들을 많이 해놓고 간다고 하셨는데 냉동실까지 열어봐도 보이는 건 김치뿐이었습니다. 결국 김치랑 밥을 먹었습니다. 혼자 초라한 저녁을 먹으려니 밥맛이 없었습니다.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지요.
다음 날 아침, 그만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서야 깜짝 놀라 일어나 다행히 수업 시간 전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지각했다고 담임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고, 부스스한 머리와 뛰느라 땀범벅이 된 얼굴을 보니 스스로에게 화가 났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급하게 나오느라 동생을 안 깨운 것입니다. 동생이 학교에 늦게 가서 선생님한테 혼나는 건 아닌지 걱정되고, 누나로서 동생을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학교가 끝날 때까지 제 마음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아침마다 깨워주던 엄마가 그립고 보고 싶었습니다.
그날 저녁, 엄마가 돌아오셨습니다. 엄마가 “고생 많았지?” 하고 저를 안아주자 무거웠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단 하루였지만 엄마 없는 하루는 최악이었습니다. 하늘 어머니도 늘 곁에 계시기에 몰랐을 뿐 어머니 없이는 하루, 아니 일분일초라도 살 수 없을 것입니다. 감히 천국을 꿈꾸지 못하고 시온에서의 행복도 느끼지 못했을 테니까요.
어머니가 없는 시간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어머니께서 저의 두 손을 잡아주셔서, 제가 어머니의 자녀여서 천만다행이고, 감사합니다.

P.S. 사라진 반찬들은 김치냉장고 속에 있었고, 동생은 엄마가 전화로 깨우셔서 학교에 늦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시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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