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대하여

“엄마, 또 몰라?”
현장학습을 간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엄마는 내 손에 도시락 대신 돈을 쥐여줬다. 그새 또 잊어버린 것이다. 엄마에게 딸 소풍 가는 날도 모르냐고 큰소리치고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누워 씩씩거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마를 얼마나 알까?’
물음에 답할 수 없었다.
나는 엄마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잘 모른다. 엄마 생신날 엄마가 싫어하는 생크림 케이크를 사 오고, 불편해서 신지도 않는 실내화를 선물했었다. 그러나 엄마는 내가 추위를 많이 타는 것, 피망을 싫어하는 것 등 사소한 것이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안다. 그런 엄마에게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매번 화를 냈다. 나는 엄마를, 엄마의 마음을 얼마나 안다고.
3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없고 기억해야 할 것도 3배인 우리 엄마는, 둘째인 나의 일을 종종 깜박한다. 이제는 화내거나 섭섭해 하지 않으련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 주는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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