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간섭하는 거 싫어요.”
“나는 너 좋으라고 하는 건데, 뭐가 그렇게 싫니?”
불편한 마음으로 학교로 향했다. 갑자기 미션이 떠올랐다.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등굣길에 문자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내가 문자를 보내면 엄마는 어떤 말을 하실까?’
고민 끝에 문자를 보냈다.
엄마 항상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도 아니모! 아니모! 파이팅!
약간의 설렘으로 답을 기다렸다. 몇 분 뒤 답장이 왔다. 평소 같으면 ‘어~ 나도 사랑해’라고 하실 테지만 그날은 아니었다.
미안하다.
예상과 전혀 다른 문자였다. 그대로 서서 ‘미안하다’는 말의 의미를 곱씹었다. 왠지 모를 뭉클함이 나를 건드렸다.
왜요?
답장이 오지 않았다. 학교를 마치고 엄마에게 전화했다.
“지금 수업 끝났어요. 그… 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일이 너무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집에 가는 중이에요. 엄마, 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몇 초의 정적이 흘렀다. 나는 그냥 다른 말을 하고 통화를 끝냈다. 집에 돌아와서야 엄마에게 다시 물었다.
“엄마, 왜 아까 미안하다고 한 거예요?”
“나는 우리 딸을 항상 사랑하는데, 그 사랑하는 딸이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주니까 더 많이 사랑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보냈지.”
가슴에 북받쳐 오르는 감정이 눈물로 흘러내렸다. 힘들 때 내가 기댈 수 있었던 버팀목은 엄마였다. 하지만 나는 엄마의 관심과 걱정을 잔소리로만 받아들였다.
엄마는 날 너무 사랑한다. 그 깊이는 이루 말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다. 잔소리도, 미안함조차 모두 사랑일 정도로. 나도 엄마를 사랑한다. 그래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