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학교에서 해바라기를 키웠다. 씨앗을 화분에 심고, 햇빛이 잘 드는 교실 창가에 둔 뒤 날마다 관찰했다. 싹이 나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해바라기는 금세 싹을 틔워 빠른 속도로 자랐다. 줄기는 두꺼워졌고 풍성한 잎사귀 사이에 예쁜 꽃봉오리도 맺혔다. 꽃봉오리가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하자마자 해바라기를 보러 창가에 다가갔다. 한 친구가 급하게 뛰어와 말했다.
“효신아, 내가 교실 환기한다고 창문을 열어놨는데 바람 때문에 네 화분이 떨어졌어.”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해바라기를 봤다. 줄기 두 군데가 꺾여 있었다. 아무래도 죽은 것 같았다. 햇빛이 들지 않는 곳으로 화분을 옮기고 물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방치했다. 담임 선생님이 내 화분을 보고 말씀하셨다.
“이 해바라기 살아 있는데, 물 좀 줘야겠다.”
나는 나뭇가지를 주워다 해바라기 줄기의 꺾인 부분에 고정시키고 다시 물을 주었다. 일주일이 흘렀을까. 해바라기가 꽃을 피웠다! 정말 놀랐다. 그리고 해바라기에게 미안했다. 해바라기는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버텼는데 나는 포기해버렸으니 말이다.
해바라기에게 배웠다.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말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분명 예쁜 꽃을 피워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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