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시작을 생각해 본다. 사람은 엄마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자라 세상 밖으로 나온다. 엄마는 자신보다 태아를 더 소중히 여기며 수많은 몸의 변화와 불편함을 견딘다. 오직 열 달 뒤에 만날,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아이를 위해서다.
갓난아기들은 영아기를 거쳐 금세 유아기로 들어선다. 유아기는 아이가 자아를 형성해 가는 시기다. 엄마와 대화를 시작하고 떼도 많이 쓴다. 그만큼 관심과 손길이 필요하기에 엄마는 아이에게 집중하며 모든 시간을 쏟는다. 일찍 일어나 아이를 깨우고, 씻기고, 먹이고, 머리를 빗기고, 옷을 입히고, 신발을 신기고… 울면 어르고 달래서 어린이집에 보낸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 자신을 뒤로하고,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당연하게 받으며 자란다.
아동기의 아이는 ‘작은 사회’라 칭하는 학교에 입학한다. 아이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보통 엄마에게 제일 먼저 자랑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엄마였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다치면 걱정하고 상을 받으면 크게 기뻐해 주는 사람, 아이에게 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고 작은 사회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다독이는 사람 역시 엄마다.
청소년기의 아이는 사춘기라는 큰 벽에 맞닥뜨린다. 사춘기 아이들은 엄마와 대면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집에 돌아오면 짧은 인사만 남긴 채 방에 들어가 문을 꼭 닫는다. 마치 부모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엄마는 동일한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준다. 아이의 마음이 굳게 닫혀 그 사랑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엄마는 닫힌 방문을 보며 외로움을 느끼지만, 드러내지 않고 아이의 곁을 지킨다. 아이들 대부분은 사춘기가 지나고 세월이 흘러서 자신에게 사랑을 주고파했던 엄마의 마음을 깨닫는다.
작은 씨앗이 숲을 이루기까지 엄마는 늘 아이 곁에서 역경과 고난을 함께한다. 마침내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자신의 숲을 이루면, 아이 역시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된다. 친구, 동료, 가족들에게 엄마로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며 숲을 꾸려나간다. 엄마의 사랑이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엄마의 희생으로 내가 태어나 성장하고, 내 삶이 꾸려지고, 나의 숲이 우거지고 있다. 잊지 말자, 엄마의 사랑이 내 삶의 든든한 뿌리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