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대상 1호, 우리 엄마


가족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저희 가족 구성원을 차근차근 알아보고자 「심층탐구 가족학」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 탐구 대상은 엄마입니다.

가족을 호령(?)하는 엄마는 아빠와 저희 형제의 장난을 누구보다 잘 받아주면서도 감성과 이성 중에 ‘이성’을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못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분이기도 하지요. 그런 엄마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주에 사는 김경선입니다.


떨리시나요?


아니.


하하. 전 형제가 한 명뿐이어도 신경 쓸 게 많던데, 사 남매인 엄마의 형제 사이는 어땠나요?


버겁다기보다 위아래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살았지.


그렇군요. 학창 시절의 엄마는 어땠나요?


말괄량이였어. 항상 쾌활했지.


제가 보기에 엄마는 잘하는 게 정말 많은데요. 학생 때 장래 희망은 무엇이었나요?


기자가 되고 싶었어. (이유는요?) 멋있잖아.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들개가 달려든 적이 있는데, 소리를 엄청 크게 지르니 도망가더라고. 아무튼 그 사건 때문인지 지금도 개가 무서워.
눈이 쌓인 날에 큰 비닐 포대로 눈썰매를 탄 추억도 있고, 설 명절 때 다 쓴 교과서를 공터에 가져가 태우면서 군밤을 만들어 먹기도 했어. 요즘은 아무 데서나 불을 피우면 절대 안 되지만!


엄마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제부터는 심오한 질문 나갑니다. 제가 가장 예뻤을(자랑스러웠을) 때와 덜 예뻤을 때는?


예뻤을 때는, 아기였을 때. 고집이 세긴 했지만…. (여담으로 제가 세 살 때 젖병에 있는 우유를 먹다가 식으면 스스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은 게 기억에 남는대요. 엄마는 그때 제가 천재인 줄 알고 기대했다네요.)
덜 예뻤을 때는, 그럴 때가 있나… 모르겠네. 그런 기억 없어.


감동입니다. 엄마에게 저는 어떤 존재인가요?


비타민. 어릴 적 네가 이 말을 듣고 울었었어. 기억나?


네? 제가요? 흠흠…. 그럼 아빠와 저희 형제가 있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든든하지.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서 낯선 사람과 함께 있어도 전혀 무섭지 않아. 남편과 두 아들이 있으니까. 장 보고 난 후 짐을 들어주는 것도 든든하고.


나중에 어른이 돼서 사회생활을 할 생각을 하면 조금 무섭기도 한데요. 꿀팁이나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매사에 잘 웃으면 좋겠어. 인간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거야. 엄마가 직장생활 할 때, 일보다 인간관계가 힘들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았거든. 네가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지냈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제가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나요?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열심히 살자!



저희 엄마는 발랄하고 웃음이 많습니다. 활기찬 엄마를 보며 과거에도 분명 스펙터클하고 재밌게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니 엄마의 삶은 담담했습니다. 인터뷰 중에 엄마가 “돌아보니 내 삶은 조금 단조로웠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엄마에게 더 많은 기쁨을 드리지 못했던 시간이 죄송하더군요. 이제부터는 엄마 말씀 잘 듣고, 열심히 효도하고 싶습니다. 삶에 기쁘고 활력 넘치는 일이 더 많아지도록 노력하는 아들이 되렵니다.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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