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마케팅


저는 B2B 마케팅을 하는 스타트업(신생 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B2B는 ‘Business-to-Business’의 약자로, 기업이 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 방식입니다. 기업을 상대로 하는 영업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일개 신입 직원이라도 고객 기업의 CEO, 부사장, 이사진과 같은 의사 결정권자들과 직접 소통해야 했거든요.

기업을 이끄는 고위 간부들은 기대치가 아주 분명합니다.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앞에 있는 사람이 우리 기업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그 가치가 왜 중요하고 사업에 어떤 효과를 줄지 명확하게 알고 싶어 합니다.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상대 기업의 정보를 미리 조사하고 파악하는 것은 물론, 포용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시아, 북미, 유럽 등에 위치한 여러 기업과 거래해 왔습니다. 다국적 기업과 함께 일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많이 느꼈습니다. 이때 차이를 인정하고 업체마다 다른 경영 방식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적절하게 질문할 수 있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알아내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결국 포용적인 자세가 업무 성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동시에 ‘인내심’도 중요한 자질이었습니다. 결과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습니다. 복음 전하는 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한 명의 하늘 가족을 찾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에게 진리를 전해야 하고, 찾은 뒤에는 그때그때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좋은 업체 한 곳과 거래를 시작하기까지 100~200개의 회사를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좋은 회사를 찾은 뒤에도 그곳 관계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했습니다. 또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고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단기간의 과정이 아닌 긴 여정이었습니다.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까지 몇 개월, 때로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뿐일까요? 도중에 소통이 중단되거나, 요구 사항이 달라지거나 담당자가 바뀌는 상황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관계를 넓히고 신뢰를 쌓는 과정으로 여겼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한결같은 태도로 꾸준히 소통하면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되니까요.



기업 마케팅을 하면서 거절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수없는 거절 끝에 고객 기업과의 거래가 성사되었거든요. 거절에 좌절하지 않고 상대의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꼭 제가 했던 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떤 일이든 항상 잘 풀릴 수만은 없고 실수는 누구나 하니까요. 그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거나 피하기보다 실수에서 배우려는 태도를 가진다면 훨씬 빠르게 발전할 수 있으며, 본인도 모르게 주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고객들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우리가 제공한 서비스가 실제로 유용했는지, 어떻게 운용되고 있으며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후 계약을 성사시키는 역할을 넘어 그 계약을 유지하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역할로 커리어를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기업 경영 관리자로서 전 세계 시장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업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 업체 규모는 200명 내외의 직원이 근무하는 곳인데요, 이런 공급업체 7곳을 관리하며 특정 기업에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B2B 마케팅에서 쌓은 충분한 경험이 저에게 새로운 길을 제공해 준 셈입니다.



B2B 마케팅은, 특정 전공보다는 실무 역량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필요로 합니다. 이쪽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경제신문이나 뉴스를 수시로 보세요. 전문가처럼 깊이 있게 분석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뉴스나 광고를 통해 기업이 스스로를 어떻게 소개하는지, 고객층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무엇이 그 브랜드를 돋보이게 만드는지 정도만 알아두어도 좋습니다. 그런 지식이 차츰차츰 쌓이면서 시장을 보는 눈이 길러지고, 훗날 업무 능력과 자신감도 커질 것입니다.

물론 아직은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당장 모든 것을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조급해하지 마세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서서히 진로를 찾아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저도 신생 기업에서 일할 때 제 분야가 아닌 업무들도 해내야만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영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기업의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제 커리어의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관심 분야가 아니었지만 B2B 업종을 선택한 후 하나님의 규례를 제약 없이 지킬 수 있었고, 직장에서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 노력하니 경력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러분도 어느 길로 가든지 하나님을 중심 삼고 노력하면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리라 믿습니다.



* ‘세대를 뛰어넘어(語)울림’의 ‘진로 안내서’는 진로나 적성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기획된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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