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집이란

*제24회 멜기세덱문학상 수상작



사전에서 ‘집’은 사람이 거주하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제게도 집은 그런 의미였습니다.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공간일 뿐이었지요. 그러다 조금씩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이 잠시 해외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교회 식구가 저희 집에 와서 언니와 저를 잘 챙겨주었지만, 뭔가 우리 집이 우리 집 같지가 않았습니다. 물리적 공간은 변함없이 그대로였고 평소와 똑같이 생활했는데도 그전과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부모님이 돌아오자마자 이상한 기분은 사라지고, 집이 다시 우리 집처럼 느껴졌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부모님이 며칠간 시드니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언니도 함께 갔지요. 난생처음 멜버른에 혼자 남은 저는 또래 자매님 집에서 머물렀습니다. 마치 파자마 파티를 하는 것처럼 즐거웠고, 자매님과 있는 동안은 가족이 없다는 외로움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며칠 후 언니가 먼저 집에 돌아왔습니다. 언니와 저는, 아기 때부터 저희를 애정으로 보살펴 주던 이웃의 집에서 생활했습니다. 온화하고 다정한 이웃과 지내면서 내 집인 듯 편안하게 부모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 감정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여기는 내 집이 아니지.’

불안했던 마음은 부모님이 돌아오고 나서야 안정됐습니다.

지난 경험을 돌아보니 제게 집은 단순히 장소만이 아니라 ‘특별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공간’이었습니다.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고,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곳이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집이었습니다. 그 감정은 집에 가족이 있어야 느낄 수 있고요. 부모님과 처음 떨어진 초등학생 때도, 처음으로 집에 혼자 남았던 고등학생 때도 내내 집이 그리웠는데 알고 보니 가족이 그리웠던 겁니다.

언제나 저의 따뜻한 보금자리와 안식처가 되어주는 가족들에게 못다 했던 말을 꺼내봅니다.

엄마,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저를 바른길로 인도해 주셔서 감사해요. 늘 가족을 위해 뒤에서 헌신하고 궂은일을 도맡고 쉼 없이 일하는 엄마. 하나님께서 엄마에게 많은 축복과 천국의 아름다운 별을 허락해 주시길 기도할게요.

아빠, 가족을 위해 날마다 애써주셔서 감사해요. 예전과 달리 아빠 몸이 점점 약해지고 피곤을 느낄 때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일하시죠. 겸손히 다른 사람을 섬기고, 본인보다 상대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며 좋은 것을 양보하는 아빠에게서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을 느껴요. 그런 아빠에게 하나님께서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시리라 믿어요.

사랑하는 언니, 항상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청년이 되고 놀랄 만큼 어른스러워진 언니를 하나님께서도 자랑스럽게 여기실 거야. 그리고 혹시 내가 언니를 귀찮게 하더라도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해 줄래…?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형제자매를 살뜰히 챙기면서, 신앙 안에서 나날이 성장하는 언니가 바로 새벽이슬 같은 청년이자 예언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어. 언제나 하나님 곁에서 믿음을 지키길 바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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