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안했어

고1 막바지에 한 친구와 크게 다퉜습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체육 시간 등에 저와 떨어져 있는 친구가 신경 쓰였지만, 애써 외면했습니다.

화해할 시간도 없이 겨울방학이 지나 새 학년이 시작됐습니다. 반 배정을 확인했는데 그 친구와 같은 반이었고, 심지어 이동 수업까지 다 겹치는 겁니다.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개학하고 3일 뒤, 다른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다툰 이유를 묻기에 상황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가만히 듣던 친구는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 친구의 사정을 알려주었습니다.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해 보는데 돌에 맞은 것처럼 충격이 컸습니다. 고맙게도 친구가 중간에서 사연을 전달해 준 덕분에 저희는 오해를 풀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1교시, 이동 수업을 하는 교실에 달려가니 그 친구가 혼자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조심스레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나 여기 앉아도 돼?”

친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리에 앉은 저는 무척 떨렸지만 용기를 내어 그 친구를 쳐다보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습니다.

“그동안 미안했어.”

저의 사과에 친구는 눈물을 흘리며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더 미안해.”

사실 친구가 사과를 받아줄 줄 몰랐는데, 오히려 제게 사과를 하니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는 다시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나중에는 성경 세미나에 함께 참석하고 성경 공부도 하며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시는 구원의 기쁨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지요.

이번 일을 통해 용기 있게 건넨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습니다. 친구와 화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시고, 친구의 마음 문도 활짝 열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친구와 우정을 잘 지켜나가면서, 친구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천국을 소망할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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