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것

엄마는 김치찌개 속 고기보다 두부를 좋아하나 봅니다.
삼겹살의 살코기보다 오도독뼈를 좋아하나 봅니다.
갓 지은 윤기 나는 밥보다 식은 밥을 좋아하나 봅니다.

엄마는 그런 것만 먹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만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김치찌개의 고기를 속속 찾아내어
내 밥그릇 위에 올려주고 남은 두부를 먹었습니다.
엄마는 잘 익은 삼겹살을 제 입에 넣어주고
아무도 손대지 않는 오도독뼈를 씹었습니다.
엄마는 따뜻한 밥을 제 앞에, 식은 밥을 당신의 앞에 뒀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건 두부도, 오도독뼈도, 찬밥도 아니었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건 나였습니다.
좋은 것을 다 내어주고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 합니다.
엄마보다 좋아하는 게 많은 나인데 그래도 사랑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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