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자기소개해 주세요.
특전사 원사 신철호.(원사는 ‘준위’의 아래, ‘상사’의 위로 부사관 계급에서 가장 높은 계급이라고 한다.)
특전사는 무엇인가요?
육군특수전사령부의 줄임말. 인질 구출이나 대테러 활동같이 (헉!) 국군의 특수작전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특수부대지. 그래서 표어도 ‘안 되면 되게 하라! 귀신처럼 접근하여 번개처럼 타격하고 연기처럼 사라져라’야.특전사는 왜 지원했어요?
베레모가 멋있어서.…. 그럼 처음 특전사에 들어갔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설렘.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많이 기다린 일이었거든. ‘나도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수 있구나. 그런 멋진 훈련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떨렸어.훈련이 힘들지는 않았어요?
힘들긴 하지. 다 힘들었지만 하나만 고르자면 천리행군. 천리행군이 뭐냐면 완전군장(전투에 필요한 갖가지 개인 장비를 완전히 갖추는 일)을 하고 일주일간 서울에서 부산까지(약 400㎞) 행군하는 거야. 진짜 힘들더라.군 생활 하면서 보람찼던 일은 뭐예요?
강릉에 1m 이상 폭설이 내려서 마을 하나가 고립된 적이 있어. 제설차가 들어갈 수도 없어서 마을 입구에서부터 삽으로 일일이 눈을 파내며 길을 만들었지. 눈을 치우고 주민들 집도 정리해 줬고. 나중에 주민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손을 잡고 고맙다고 말해줬어.한번은 강원도 오대산에 훈련을 나갔는데 폭우가 내리는 거야. 그날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가는 등산객을 구해서 표창을 받았어. 대단하지?
네, 진짜 대단해요! 그러면 반대로 특전사에 간 걸 후회한 적은 없어요?
딱히 없는데… 아! 첫째(나의 오빠)가 네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이라크 파병 중이어서 태어나는 것도 보지 못했어.그리고 파병을 나간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딱 하루만 통화를 못 했거든? 하필 그날이 엄마 생일이었어….
그, 그랬군요. 아빠는 군인이 안 됐다면 뭘 했을 것 같아요?
경찰관이나 소방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게 꿈이었어. 그런 일에 대해 자부심도 느끼고.특전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하고, 바른 인성을 갖추도록 내면도 다듬어야 해. 나처럼 베레모가 좋아서 지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상 이상으로 힘든 훈련이 많으니까. 물론 그만큼 특전사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지!전역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엄마랑 전국 일주를 하고 싶어. 전국으로 훈련을 자주 가다 보니 엄마랑 함께하지 못할 때가 많잖아. 훈련 가서 본 예쁜 풍경들을 같이 보고 싶네.‘특전사 신철호’와 ‘아빠 신철호’는 어떻게 다른 것 같아요?
특전사로서의 나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완수하려는 군인 정신이 강한 사람이야. 아빠로서의 나는 아들딸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부족한 아빠라 항상 미안하지, 뭐. 앞으로 너희와 자주 소통하며 좋은 추억 남기는, 친구 같고 듬직한 아빠가 될게.저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뭐든지 도전해 봐. 뜻대로 안 된다고 해도 좌절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는 거야. 아빠가 언제나 함께하며 응원할게.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해요.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그동안 말은 못 했지만 사실 아빠는 제게 영웅 같은 존재입니다. 어릴 때는 저를 번쩍 안아 목말이나 비행기를 태워주셨고, 지금은 제가 힘들거나 슬플 때 짠 나타나 위로하고 도와주는 저만의 영웅이지요. 또 아빠는 항상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챙겨줍니다. 아빠 몸에 밴 양보와 배려는 제가 꼭 본받고 싶은 점입니다. 이렇게 멋진 아빠가 우리 아빠라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