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보살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가족 중 오빠가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처음이기도 하고, 오빠의 상태가 좋지 않아 엄마는 매 순간 정성껏 오빠를 보살폈습니다. 그 후 제가 확진되었습니다. 목이 너무 아프고 기침도 심했습니다. 엄마가 수시로 가져다주는 따뜻한 물과,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기운을 조금씩 되찾았습니다. 아빠가 격리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는 끼니마다 몸에 좋은 식사를 차리며 아빠의 회복을 도왔습니다.
그런 엄마가 확진되었습니다. 가족 모두 어쩔 줄 몰랐습니다. 아침과 저녁은 즉석식품으로 늘 같은 밥상을 차려드렸고, 평일 점심은 가족들이 다 집을 비워 챙겨드릴 수 없으니 엄마 혼자 대충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방에서 엄마 기침 소리가 들리면 ‘금방 낫겠지’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아픈 저를 쉬지 않고 챙겨주던 엄마가 떠올랐지만 ‘난 어리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니까’ 하며 애써 모른 척했습니다. 엄마는 가족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도 서운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몸이 다 낫고 다시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엄마를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엄마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기만 할 뿐 돌려드릴 줄 몰랐다는 것을요. 엄마가 가족을 살뜰히 간호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막상 엄마가 아플 때는 아무것도 해드리지 않아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하늘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하늘 어머니께서는 항상 자녀들의 안위를 걱정하시며 한없는 사랑과 희생을 베푸십니다. 그러나 저는 이를 당연시하고 더 큰 사랑을 주시길 바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했던 어린아이 위치에서 벗어나겠습니다. 엄마 그리고 하늘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자녀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