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가장 즐겁고,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


엄마랑 나는 제일 가까운 사이다. 엄마가 일하는 시간, 내가 학교에 있는 시간 외에는 내내 붙어 지낸다. 그런데도 엄마의 추억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
엄마에게 가장 즐겁고, 소중하고, 특별했던 순간은 언제일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회사원이자 두 딸의 엄마입니다.

엄마에게 있어 가장 즐거웠던 시절은 언제예요?
즐거웠던 시절? 엄마는 청소년 때였던 것 같아.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되겠다고 고민하기보다 그 시절을 즐겼거든. 여름에는 친구들과, 텐트와 돗자리를 챙겨서 기타 메고 전라남도 화순으로 여행도 갔었지.

똑같이 청소년기를 보내는 딸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요?
학업에 얽매이기보다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어.

가장 소중한 기억은 뭐예요?
음…. 어릴 적에 온 가족이 함께 간 여름휴가. 엄마가 네다섯 살 때쯤인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원래 우리 가족은 휴가 기간에 어디 안 가고 집에서 푹 쉬었는데 그때는 물가로 휴가를 갔지. 거기에서 그 어린애가 혼자 계란 한 판을 먹었어. 어른들 말로는 물에 들어가지도 않고 하루 종일 그늘에 앉아 계란만 까먹었다고 하더라. 할머니(엄마의 엄마)가 다른 분들 보기 창피하셨대.

가장 특별한 순간은 언제였어요?
엄마가 되었던 날. 엄마는, 네 언니한테 “서진아, 엄마야” 하고 말하는 게 되게 쑥스러웠어. ‘엄마’라는 호칭은 부르기만 해봤지 불려본 적이 없어서 낯설었던 것 같아.

엄마에게 ‘엄마’라는 말은 어떤 의미예요?
그냥… 뭉클함? 또 애절한 느낌의 단어야.

힘든 일도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때요?
당시에는 시간이 정지돼서 평생 나를 옥죌 것 같던 일이 내가 어떻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도 하더라. ‘이게 아니면 안 돼’ 했던 문제도 나중에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알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되는 것이 많아.

지금이 엄마의 즐겁고,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에 들 수 있을까요?
그럼! 가족들과의 추억이 매일매일 생겨나니까.


누군가 나에게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묻는다면 언제라고 말할까 고민해 보았다. 아직 어려서인지 손꼽을 만한 때는 없다. 청소년 시기를 지나 청년 시기에 발을 들이면, 엄마처럼 ‘그땐 그랬지’ 하고 학생 시기를 즐거웠던 순간으로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지금’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다. 힘들고 나를 지치게 하는 일이라도 훗날에는 웃으며 기억할 수도 있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알차게 채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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