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명을 하자면 초반에는 방역 규제로 예배드린 후 모두 귀가했기 때문에 식구들에게 직접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문자나 전화로 안부를 물을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연락해 봐야 하는데’라고 생각만 했지 미루고 미루다가 끝내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안식일, 누군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 자매님이 오랜만에 오셨어요. 같이 이야기 나눠봐요.”
“네.”
그 자매님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다른 자매님들과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굳이 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이 챙기겠지.’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가치 없게 여기고 행동해서는 안 돼.
머리에 큰 쟁반이 떨어진 것처럼 띵했습니다. 그 순간, 부족한 저를 하나님께서 학생부 일꾼으로 세워주셨는데도 만만히 여기고 했던 제 행동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나중에 인사해도 되겠지?’
‘저 자매님은 어색하니까.’
‘같은 구역도 아닌데, 뭐.’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식구들과의 자리를 피했던 제가 너무나 한심했습니다.
하늘 어머니라면 어떠셨을까요? 두말할 것도 없이 분명 식구들을 보자마자 달려가 따뜻하게 안아주셨을 겁니다. “오실 때 힘들지 않았나요?”, “잘 지내셨죠?” 하며 안부를 묻고,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보살피셨을 겁니다.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관심과 인사는 정말 중요한 것임을, 하나님이 직접 본보이신 가르침이라는 것을요. 저는 거만한 자세로 자매님들에게 연락하기도, 인사하기도 귀찮아하며 나태하게 굴었습니다. 이제는 저도 식구들에게 달려가 따뜻하게 안아주고 살가운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어머니를 꼭 닮은 모습으로요.
“자매님, 오늘 많이 추웠지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