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아빠는 다 힘들다. 우리 아빠 역시 힘들지 않은 날을 꼽아보기 어렵다.
아빠는 자동차 회사에서 차량 관리와 사장님 차 운전을 맡고 계신다. 처음에 나는 아빠가 일을 잘해서 사장님의 운전까지 담당한다고, 바보같이 좋아하기만 했다. 정작 아빠는 매우 힘들어하셨다. 회사 일이 일찍 끝나 집에 빨리 올 수 있는 날에도 사장님이 어디를 가야 하면 같이 가셔야 했다. 그래서 개인적인 약속을 잡지 못하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어려우시다.
집에 늦게 돌아오는 아빠는 늘 지쳐 피곤해하신다. 그런 아빠를 보면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아빠가 아무리 힘들어도 묵묵히 견디는 이유는 가족 때문이니까.
가장의 무게를 내가 다 헤아릴 수는 없다. 그래도 아빠가 짊어진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 딸이 되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