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수학여행 둘째 날. 도심에서도 강력했던 제주도의 바람은 새별오름(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기생 화산)에서 훨씬 더 강력했습니다. 경사가 가팔라 맞바람이 불면 뒤로 굴러 떨어질 수 있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힘겹게 언덕을 오르는데 강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다행히 정면이 아니라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었습니다. 바람은 다른 방향으로 불 것 같다가도 계속 제 등 뒤로 불어왔습니다. 바람이 밀어주는 대로 열심히 언덕에 오르다 보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마치 힘들어하는 저를 도와주시려는 하나님의 손길 같아서였습니다. 내려올 때는 바람이 앞에서 불어와 안정적이었습니다. 등 뒤로 불었다면 데굴데굴 굴렀을지도 모릅니다.
일상에서 너무나 자주, 쉽게 느끼는 바람이지만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잔잔한 감동과 감사가 밀려왔습니다.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작고 일상적인 것일지라도 그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제 마음이 언제나 따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