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일입니다. 마트에서 엄마와 잠시 떨어져 다른 코너를 구경하다가, 엄마가 계신 코너 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생선 코너를 가도, 채소 코너를 가도 엄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칫, 엄마 혼자 집에 가셨구나.’
섭섭한 마음에 씩씩거리며 집에 왔습니다. 엄마는 집에 안 계셨습니다. 조금 후, 타다닥 계단을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였습니다. 저는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엄마에게 따졌습니다.
“엄마! 왜 저만 두고 먼저 가셨어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시던 엄마가 갑자기 목멘 소리로 봇물 터지듯 말씀하셨습니다.
“엄마가 널 두고 어디 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납치된 건 아닌지,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엄마는 결국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상황은 이랬습니다. 제가 엄마를 찾다가 집으로 돌아간 시간에 엄마는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저를 계속 찾으신 겁니다. 엄마에게 죄송해서 저도 엄마를 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어.’
사춘기가 와서 한창 방황할 때, 내가 힘든 이유는 하나님이 나를 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저를 더 애타게 부르며 찾으신 분은 하나님이셨는데도요.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언제나 하나님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