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든 이유

고3이 된 후로 너무 피곤하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눈물이 났다. 엄마가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나도 내가 왜 우는지 몰라 대답할 수 없었다. 엄마가 말했다.
“엄마도 그런 적 있어. 아무 이유 없이 눈물 날 때. 일단 마음껏 울어.”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쏟아졌다. 울면서 여러 감정이 스쳤다.
찬찬히 돌아보니 내가 힘든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형들과 놀기를 좋아했다. 학생부에 형들이 있을 때는 외롭지 않았지만 내가 학생부 맏형이 된 후로는 혼자가 된 것 같아 힘들었던 것이다. 외로움은 불만으로 바뀌었고, 그 불만을 가족에게 풀었다. 심지어 나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다. 엄마는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며 괜찮다고 위로해줬다.
시원하게 울고 침대에 누웠는데 하나님이 생각났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홀로 복음의 길을 걸으셨다. 조롱하는 사람들,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자녀들로 인해 외로우셨을 하나님을 떠올리니 내가 가졌던 마음이 부끄럽고 죄송했다.
나는 지금 시온과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형제자매와 함께하며,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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