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누와 잎 上

우거진 나무 사이로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숲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어요. 강낭콩만 한 아기 코알라예요. 엄마 코알라는 가장 소중한 보물인 아기 코알라에게 ‘리누’라는 멋진 이름을 선물해 주었어요. 그리고 벅찬 얼굴로 리누를 바라보았어요.
“작고 예쁜 우리 아가, 엄마가 너를 꼭 행복하게 해줄게.”
리누는 엄마의 양육 주머니 안에서 무럭무럭 자랐어요. 다섯 달 사이에 눈도 똥그랗게 뜨고, 보송보송한 털도 났지요. 모두 엄마가 주는 젖과 이유식 덕분이에요. 이제 한 달만 더 있으면 엄마 등에 업혀서 바깥세상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요.
“하암. 엄마, 저 배고파요.”
긴 잠을 자던 리누가 하품하며 일어났어요. 엄마는 리누에게 젖과 이유식을 먹이고, 유칼립투스잎을 따 먹었어요. 이유식을 먹던 리누가 엄마가 먹는 초록 잎을 보고 눈을 반짝였어요.
‘저건 무슨 맛일까?’
리누는 손을 쭉 뻗어 엄마가 먹는 잎을 잡아당겼어요.
“저도 이거 먹을래요.”
“리누는 아직 어려서 안 돼. 조금 더 커서 먹자.”
리누는 잎을 잡고 계속 떼를 썼지만, 엄마가 단호하게 잎을 빼앗았어요. 리누는 토라져서 주머니 안으로 쏙 들어갔어요.
한참 뒤, 리누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 엄마?”
엄마가 잠들었는지 아무 대답이 없어요. 그때 나무 밑에서 무언가를 맛있게 먹는 캥거루 친구 루루가 보였어요.
“루루, 안녕? 뭘 그렇게 맛있게 먹어?”
“안녕! 이건 건초야. 한 번도 안 먹어봤구나?”
“건초? 나는 엄마 젖과 이유식만 먹어야 해. 아까도 엄마가 먹는 잎을 잡았다가 혼났어.”
루루가 킥킥 웃었어요.
“너희 엄마는 널 사랑하지 않나 보다. 그러니 맛있는 걸 혼자 드시지.”
“뭐?”
리누는 화가 났어요. 엄마는 항상 리누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여 주거든요.
“나는 엄마랑 건초를 같이 먹어. 특히 바싹 말라서 맛있는 건초는 꼭 나에게 주시지. 그런데 너네 엄마는 잎에 손도 못 대게 하신다니, 안됐다. 엄마에게 맛있는 잎을 다 빼앗기지 않으려면 너도 얼른 먹어두는 게 좋을 거야.”
“우리 엄마가 그럴 리 없어!”
리누가 까만 코를 씩씩거리자 루루는 보란 듯이 건초를 한입 가득 넣고는 집으로 가버렸어요. 리누의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몰아쳤어요. 리누는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몸을 한껏 웅크렸어요.
‘정말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
리누가 생각들을 떨치려 고개를 크게 흔들자 엄마가 깼어요.
“아가, 언제 일어났니? 혼자 심심했지?”
“아니에요. 루루를 만나서 심심하지 않았어요.”
“그랬구나. 루루와는 무슨 이야기 했어?”
리누는 기어드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그건… 비밀이에요.”
어디선가 경쾌한 노랫소리가 들렸어요.
까르르르. 어머, 안녕하세요. 리누도 안녕?”
“하늘을 빙빙 돌던 까치 아주머니가 나무에 내려앉았어요.
“오랜만이네요.”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까치 아주머니는 짧게 인사를 나누고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벌레를 잡았어요.
“입 벌리고 엄마만 기다리는 아기 새가 많으니 참 고생이겠어요.”
“고생은요, 엄마잖아요.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더 챙겨주고 싶죠.”
리누가 급히 대화에 끼어들었어요.
“아주머니는 아기 새에게도 벌레를 먹이나요?”
“그럼! 이렇게 통통하고 맛있는 벌레를 나 혼자 먹을 수 없잖니? 원래 엄마들은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 한단다.”
리누는 마음이 따끔따끔 아프고, 훌쩍 눈물이 났어요. 하지만 들키지 않으려고 주머니 속으로 얼른 숨었어요.
‘우리 엄마는 맛있는 것을 내게 주지 않는데….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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